[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Ep.7 새해의 첫출발
새해, 2024년 1월 1일의 아침이 밝았다.
새해인 만큼 부지런히 움직여 보자며 오랜만에 같이 산책을 했다.
원래는 조깅을 할까 싶었지만 안 한 지 너무 오래돼서
워밍업으로 가볍게 커피를 마시면서 걸었다.
역시 이런게 휴일의 여유지
딱 우리에게 알맞은 시간이지 않나 싶다.
그렇게 집에와서 요거트를 먹은 뒤 샤워를 하고
이불빨래를 하러 나가기 전에 어제 먹지 못한
레몬파이를 먹었다.
레몬맛이 조금 약하긴 하지만 파이지를 만들 때 고군분투를 했던걸
생각하면 성공한 거다.
이번 베이킹도 성공!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어 볼까?
남편의 생일 선물로 시킨 'April' 드리퍼, 모자, 필터
주문한 지 3주? 정도 됐는데 드디어 도착했다..!
배송 추적했을 때 계속 덴마크에 멈춰있어서
2월에나 오려나 싶었는데 예고 없이 퇴근하고 오니까 문 앞에 놓여있어서
깜짝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남편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빨리 올 이유가 생겼어!!'
이 날은 내가 남편보다 일찍 퇴근을 해서
남편의 근무지로 가서 기다렸다가
차를 뷰잉을 하러 가기로 했다.
뉴질랜드는 대중교통이 있지만, 차가 없으면 불편한 나라인 거 같다.
차로 10 분갈 거리를 버스를 타고 40분 이상 걸리기도 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을 보러 가기가 힘들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정말 마을이라 마트를 가려면 걸어서 20분 이상은 걸어야 한다.
걸어가는 것까진 괜찮지만, 장을 보고 사서 돌아오는 길이 문제다...
무거운 걸 사려면 우리들의 어깨와 바꿔야 한달까..
돈은 좀 나가더라도 상황이 괜찮다면
차를 구매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시간을 뛰어넘어 갑자기 공항
그렇다. 우리는 지금 '크라이스트 처치'로 여행을 하러 간다.
한국에서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를 계획할 때
크라이스트 처치는 꼭 가자며 입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했던 거 같다.
그렇게 약 3달간 휴무도 맞지 않아서 서로 조금의 시간이 나면
그거대로 맞춰서 틈틈이 데이트를 했었는데
드디어 열심히 일한 보람이 있듯이
우리에게 여행을 선물했다.
앞으로 있을 우리의 여행 중 첫 도착지 '크라이스트 처치'
붕 뜬 마음을 겨우 다독인 후 우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우린 여행 출발 며칠 전부터 목감기를 앓았다... 심지어 전날에 남편은 열이 나서 조기퇴근을 했다.)
우리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하다 정신 차려보니 우리는 이미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전날에 조기퇴근 후 낮잠을 자고 휴식을 계속 취하다 보니 다행히
열도 내려가고 여행은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또 걱정이었던 건 이번에 우리가 렌터카를 빌렸는데
남편이 운전을 하는데 몸상태가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많은 걱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아껴둬야 한다.
어쨌든 걱정을 뒤로한 채 밖을 멍하니 바라보니
어느새 우린 '크라이스트 처치'에 한 발을 내딛고 있었다.
한 달 전 조노가 자기 차로 잠시 운전을 해보라고 했을 때 5분 정도 연습운전을 해 본 것 제외하면
5년 만에 운전대를 잡은 우리 남편.
그것도 오랜만에 운전을 하는데 한국이 아닌 운전대가 반대인 뉴질랜드에서...
남편이 긴장할까 봐 내가 풀어줘야지 라며 엄청 기세가 등등했고
말을 많이 걸면 오히려 방해가 될 거 같아서
아무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는데 남편은 오히려 그게 부담스러웠었나 보다.
"음악도 틀고 편하게 이야기해 줘 괜찮아~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더 긴장되~"
라는 말에 알겠다고 했지만, 내비게이션을 내가 보는 상황이라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자신이 더 긴장되고 힘들 텐데 계속 다독여 주며 오히려 남편이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었다.
너무 미안했다.
그러다가 '한국관'이라는 한인식당에 도착을 했다.
웬만해서는 한인식당에 가는 건 피하자고 했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외식을 잘하지 않는 편이라서 이왕 하는 거 다양한 음식을
경험해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둘 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자연스럽게 한국음식을 찾게 되었다.
국밥... 열에 못 이겨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국밥...
그런데 매장에 순대국밥은 판매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묵은지 감자탕, 사골 감자탕을 시켜
오랜만에 몸보신을 했다.
맛있게 먹고 몸을 재정비한 후 달려서 도착한
'Haglely park'
크라이스트 처치를 검색하면 블로그에서 거의 다 여기 공원을 추천해 주셨다.
워낙 산책을 좋아하는 우리기에 외각을 구경하러 가는 것보단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공원을 거닐자는 계획을 가지고 도착을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너무 이쁜 광경에 입이 떡 하니 벌어지고 말았다.
오클랜드와는 또 다른 풍경을 가진 해글리 공원.
정말 많은 오리가 이쁜 호수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고
이쁜 꽃들도 수없이 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풍경을 봤을 때 벅찬 그 마음, 느낌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 맛에 여행을 하는 거지
살아있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인 건가.
거기에 더해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 더욱더 마음은 배가 돼
너무 기뻐 눈물이 살짝 맺혔다.
이 마음을 잊지 말자, 꼭 기억하고
조금 버거울 때 사진을 보며 이 마음을 되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