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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베이킹] 당근호두파이 만들기!

냐냥똥 2023. 9. 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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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씩 베이킹을 만들자는
나만의 약속을 만들었지만
그 약속은 쉽게 지켜지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약속이지만
다른 어떠한 이유들도 생겨 시간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 봤을 때
어떻게든 만들어지는 게 시간이고
그냥 일하고 와서 힘들다는 명목하에
변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10월에 남편과 함께할
우리 인생이기도 하면서
나의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그땐 절대 이런저런 핑계 안 대려고
마음먹었는데 지금부터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퇴근 후 힘든 몸을 이끌고
정말 무리해서라도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만든 시점에서 몇일 있으면
계곡 여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 부부에게서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었기에
다 같이 먹고 행복을 나누고 싶었다.

남편이 깜짝으로 해준 호두 전처리

남편이 호두 전처리를 하지 않아도
차이가 많이 없다고 해서 시간이 늦을 수도 있으니
패스하는 건 어떻냐는 말에
원래라면 다른 상황에서 “음.. 알겠어!”라고 했겠지만
베이킹만큼은 나의 신념을 지키고 싶었다.

“파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나의 커리어를 위해
만드는 거 기 때문에 이왕 하는 거
모든 공정을 다 정확하게 지키면서 하고 싶어”
라고 나의 의견을 전달했고

남편은 맞는 말이라며 나를 존중해 줬다.
그러고 사실 퇴근하면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데 늦게 끝날 거 같아서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웬걸 집에 오니 남편이 전처리를
해놓은 게 아닌 것인가...!

남편의 이런 세심한 부분을 난 너무 사랑한다.
(사랑하는 이유는 무수히 많지만.)

피,땀,눈물이 담긴 파이지

졸리는 걸 억지로 참아가며
처음 만들어본 파이반죽에 파이지 밀기를
유튜브를 보며 정말 더듬더듬 만들었다.

디저트를 만들 때 뭔가 잘 안될 거 같아도
“난 최선을 다했으니까 잘한 거고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갔으니, 그러니까 잘 안되더라도
만들 때 걱정하는 마음 속상한 마음
절대 가지지 말자”라고 다짐을 그렇게 했는데,

피곤함 때문인가... 그 다짐이 파이지를 밀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파이지를 밀 때 반죽이 질척거리면 안 되는데
더운 온도 때문인지 점점 녹으면서
질척 거리기 직전이었다..
솔직히 안 좋은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눈물이 살짝 나려고 했는데

남편과 울지 않기로 한 약속과
나의 다짐을 생각하면서 입을 앙 깨물며 견뎠다..!
이것 또한 지나갈 거고
어떤 결과물을 얻든 내가 시작하고 마치기까지의
생각, 경험들이 값진 것이니 뭐든 좋다고!

세뇌라기보다는 그냥 진짜 그러고 싶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것보다 얼마나 많은 큰일들이
일어날 텐데 이 상황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기도 하고
마음과 생각이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으니

너무 먼 미래지만 언젠가 우리에게 와줄
아이가 생긴다면
남편과 아이 둘 다 지킬 수 있는
엄마이자 아내가 되고 싶으니

파이지를 겨우 틀에 넣고 너무 늦어
냉동실에 넣어놓고 아침에 필링을 만들어
굽는 건 어떻냐는 남편의 제안에
덥석 물었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실행에 옮겼다.

필링을 끓여 파이지에 넣으니 제법
맛있어 보여서 기분이 슬슬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기를 돌보는 엄마 마냥
오븐 앞에 앉아 파이가 맛있게 익길 바랐다.

그 결과 비주얼과 냄새는 합격이었다.

빨리 식길 바라면서 이것저것 하다
떨리는 마음으로 파이를 잘랐고
남편이 맛있을 거 같다며 사진을 열심히 이리저리
찍어주었다 ㅋㅋ
그 모습을 보니 아주 뿌듯했다!

맛은 정말 맛있었다
남편도 이때까지 만든 디저트 중에 가장 맛있다고 했다
달지도 않고 파이지도 고소 짭짤하면서 식감까지도
생각한 대로 잘 나왔다

무엇을 만들지 메뉴를 정할 때
당연히 안 만든 것 위주로 고르는데
사실 파이도 예전부터 도전하고 싶었지만
만든 적이 없어 피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딱딱한 파이지 부분을 먹고 싶다 해서
그래서 용기를 얻어 만들기로 결심하였고
당근이 들어간 파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호두파이 레시피에 조금 변형을 해서 만들었는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파이지 미는 공정이 익숙해진다면
좀 더 맛있는 파이가 완성되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 디저트 하나 만들기 성공!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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